18 ~ 20일,  괴산 우석님네에서 푸른누리 모임이 있었다. 

 

그곳은 우석님이 인근 공부방 교사를 하며 2년 정도 머물고 있는 탑골만화방겸 게스트하우스인데 시골의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며가는 과정에 있는 곳이었다.

 

함께 온 아이들중 글자를 좀 안다하는 아이들은 만화에 푹 빠졌는데 글자도 모르는 머루가 어쩌다 보니 그 대열에 끼이게 되었다.

처음에 유경님이 골라 온 성인만화에 관심을 보이며 자기도 보겠다고 떼를 부렸는데 머루가 아직 쭈쭈를 좋아하니 여자나체그림에 관심이 많나 보다하고 글자를 모르니 뭐 그림만 좀 봐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 보게 두었다.  시간이 조금 지나고선 요즘 내가 공부하고있는 보육교사자격증 과정에 나오는 아동학대에 음란물에 노출시키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는 생각에 다른책을 보는 게 어떠냐고 권해주니 재미가 없고 엄마친구도 보지 않느냐 따지길래 '그래 뭐 세계명화 등 유명예술작품에도 등장하는 인간의 몸인데 뭐 어떠냐 하며 내버려 두었다.

 

그런데 어른들이 이야기에 빠져있는동안 성인만화 코너를 왔다갔다하며 '행복한 시간'이란 만화를 나름대로 1권부터 12권까지 독파하고 떠나오는 날까지 마지막 19권까지 보지 못함을 서운해 하며 떠나온 이후에도 만화를 보러 다시 가자고 졸라대다가 급기야 '사랑책'을 사 달라고 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고 말았다.  머루에게 그것은 성인만화이고 어른들만 보는 책인데 엄마가 맘이 좋아 보게 해 줬는데 사 달라고까지 하는 것은 너무하지 않냐 했더니 우석이삼촌 집짓는거 도와주러 가야된다면서 기를 쓰고 그리로 갈 방도를 연구하기도 했다.

그리고 성인만화라는 용어를 머루 앞에서 자주 사용했음에도 머루는 굳이 그 책을 '사랑책'이라고 표현하며 엄마도 결혼하면서 사랑해서 자기를 낳지 않았냐는 논리를 대며 자기도 볼 자격이 있음을 주장하기도 했다.

 

하루 이틀 지나니 잊었는지 포기했는지 더이상 언급하지 않아서 일단락지어졌지만 사실  처음부터 지금까지  나의 내적갈등은 지속되고 있다.  보라고 허용한 것이 잘못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지금이 한창 성에 관심을 보이는 나이라고 하니 이해가 되기도 하고 별 문제 있겠나 싶기도 하지만 아동학대라고까지 보는 의견도 있으니 성인만화등에 노출되는 걸 최대한 막아야 될 것 같은 생각도  든다.  성인만화의 내용이 그리 좋은 내용이 드물기도 하니 안 보여주는 것이 낫겠지.  세계명화중 나체를 표현한 것이나 누드집은 어떨까.  머루의 호기심을 채워줄까 아니면 호기심을 증폭시킬까.  안 보면 마음도 생각도 멀어진다고 일부러 보여줄 필요는 없겠지.  인정받은 예술작품이라고 해도 남성의 시각에서 다루어진 여자의 몸이 대부분이니 권장할 만한 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계속 좀  생각해 봐야 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