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봄비넵니다.

 

날이면 날마다 비닐하우스에 일찍 심은 쥬키니 호박이 굵어지기를 손꼽아 기다리느라 오월 첫봄밥도 늦어졌습니다.

봄나물이며 봄푸성귀들이 다 이파리들이다 보니 무게 나가는 것이 없고 감자는 너무 쪼글쪼글해져서 우리는 먹지만 보내드리긴 그렇고

해서 쥬키니만 바라보고 있었지요.  이것도 갯수가 모자라 못 넣어 드린 분도 있습니다.

푸성귀도 작년 가을에 텃밭 옮기면서 부추 옮긴 것이 세가 확 줄어버려 부추마저 넉넉치 않아 고민에 빠져 있었는데

마침 시어머니와 친척 누님께서 오셔서 취나물도 뜯어 주시고 쑥떡하는 것도 가르쳐 주시고 도와주셔서

아슬아슬하게 한 상자 채워 드리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공통으로 보내드린 것은 수수쑥인절미, 취나물, 상추, 어린양파, 부추, 산파, 쥬키니호박이었고 

선택은 음나무잎과 돌나물이었습니다.

 

수수쑥인절미는 수수를 물에 불려 놓고 쑥을 뜯어 씻어 가마솥에 삶아 헹궈 짜서 방앗간에 가져가서 함께 섞어 가루를 낸 후

설탕을 좀 섞어 가마솥에 쪄서 작은 방망이로 치고 만져서 잘라 콩고물을 묻히면 되는데 과정이 쉽진 않았습니다.

시어머니와 누님께서 쑥을 삶아 헹궈주시고 가셨는데도요.  얼려 두었다가 플라스틱 그릇에 얼음팩을 함께 넣어 포장해서 보내드렸는데

도착했을 때 괜찮을지 맛은 또 괜찮을지 좀 걱정이 됩니다. 

바로 해서 먹고 얼린 걸 꺼내어 바로 녹여 먹었을 때는 맛있었는데 어떨지요.

 

취나물엔 한 두개씩 미역취나 우산나물등이 섞여 간 집도 있을 것입니다.  함께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 드시거나 간장, 마늘, 참기름 넣고 조묾조물 무쳐 드시면 됩니다.  

 

어린양파는 너무 어린 걸 보낸다며 누군가 뭐라뭐라 하는 걸 들은 척도 안하고 조금씩 넣었는데요^^

푸른잎은 파 대신 쓰셔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이 주 후엔 좀 더 굵어지겠지요.

 

부추와 산파는 양이 얼마 되지 않아 함께 넣었는데 그래도 얼마 되지 않습니다.  부추엔 또 조선솔부추도 섞여있고요.

 

음나무잎은 좀 많이 세어지긴 해도 데쳐서 쌈 싸 먹으니 먹을만 해서 주문하신 분께 보내드렸습니다.

 

돌나물 받으신 분은 초고추장에 무쳐 드시면 간단히 드실 수 있고 밥 비벼 드실 때 그냥 넣으셔도 되고 물김치 담아 드셔도 됩니다.

 

궁금하신 것이 있으시면 주저 마시고 문자나 전화주시면 성의껏 답해 드리겠습니다.

 

어젯밤에 '짐 캐리'주연의 '예스맨'이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왠지 영화에 나오는 '예스맨'프로그램을 파는 단체가 실지로

있을 것만 같아서 '뭐야, 무슨 홍보영화도 아니고' 하는 생각도 들었고 '짐 캐리'의 너무 풍부한 표정 연기가 오히려 좀 부담스러워

몰입을 방해하긴 했으나 메시지 자체나 대사는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전형적인 헐리우드식 대사같기도 했지만) . 

언젠가 TV프로그램에서 '예스맨 프로젝트'를 실험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는 사실도 깨우쳐 주었지요.  '예스맨'이라...

원래 혼자 조용히 있는 걸 좋아하고 혼자 있어도 절대 안 심심하다고 하고 좀 심심했으면 좋겠다고 하며

산 속에 우리 가족만 살아서 아주 좋다고 하는 나의 정체성에 대해서 한번 더 생각해 보게 만들더군요.

여전히 좋으냐는 질문엔 '예스'지만요.

사실 요즘엔 공부방, 온혜초등학교, 풍물단, 노인대학 등을 오가며 유치원부터 어르신들까지 온 도산면 사람들을 정기적으로 다 만나고

'통합진보당' 당원으로서 언론사 공동파업이나 당의 힘든 상황에 관심도 있다보니 머리속이 좀 복잡해져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거기다가 근처에 '안동영화예술고등학교'라는 대안학교가 있다는 걸 알고 관심을 가지고 있으니 나도 혹시 '예스맨'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잘들 지내시고요,  다음엔 좀 더 풍성해진 밥상으로 찾아 뵙고 싶네요.

 

                                                                                                                                2012년 5월 15일  강대골에서 정연주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