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가을입니다 .

본디 남 앞에 서기를 아주 쑥스러워 하는 외톨이지만

그래도 안동 하고도 도산면민인지라 도산면 체육대회에 참석했습니다.

가을 햇빛과 바람도 좋았고, 농사일의 시름에서 잠시 벗어나

서툰 몸짓으로 즐겁게 노시는 여러분도 보기 좋았지요

그런데 행사내내 제 시선을 사로잡은 분이 있었습니다.

행사시작 처음부터 거의 끝날 때까지 신들린 사람모양 춤추던 두사람이었습니다.

한사람은 어린 여자 아이...얘는 좀 이상해 보였지만

 다른 한사람 중년의 남자는 무슨 신명이 그리 많은지 잘추는 춤도 아니면서 추고 또 춤추더군요 .

나중에 보기에도 지쳐서  '거 참, 정력도 좋다' 란 속말이 저절로 나올 정도 였지만

하다못해 남 앞에서 노레 부르기도 부끄러워 하는 나로서는 저렇듯 스스럼없는 신명이

부럽고 부러워서 인상에 깊이 남았습니다.

 

그 때 , 이 분을 보고 있자니 문득 잇달아 떠오르는 인물  둘이 있었습니다.

한사람은 이윤기의 번역서로 소개 된 '희랍인 조르바',

 또 한사람은 김화영의 책 '행복의 충격'에 나오는 '푸시.라는 젊은이였지요.

그런데 제게는 실패로 돌아간 벌목장의 폐허 속에서 춤추던 자유인 조르바 보다는

보다 순수한 이미지로서의 푸시에 왠지 더 가까워 보였습니다

(아니 조르바이자 푸시라고 하고 싶네요.)

 

 

 

제가 좋아하는 작가라면 이윤기님이 있는데요

 이윤기님이 문장의 아름다움과 빼어난 번역으로 좋아한 분이 또한 김화영님입니다.

저역시 김화영을 무척 좋아해서 '행복의 충격' , '프레베르여 안녕', '바람을 담는 집', '프랑스 문학산책.등과

그리고 그르니에와 투르니에의 일련의 번역서 '섬', 짦은 글 긴 침묵', 등 여러 저서와 번역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중 '행복의 충격'은 그가 박사학위를 받은 프로방스대학 재학시절 언저리의 젊은 날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여담입니다만, 그의 박사학위 논문 제목은 카뮈의 '이방인'이  주제가 된 '향일성 상상력의 숙명'이었습니다

아시다 시피 뫼르소가 해변에서 한 아랍인을 살해한 이유를 '햇빛이 눈부셔서...,라고 한 점을 상기시키는 제목이었지요.

 '향일성 상상력의 숙명'이라니...!

그 이미지가 주는 오르가즘에 나는 오감이 다 짜릿해 졌고 그의 감각적인 저서에 몰입해 가는 인자가 되었습니다.

 

 

 

.행복의 .충격, 첫 페이지는

 

나는 언제나 이국(異國)의 어느

도시에 아무 가진 것 없이 홀로

도착하는 것을 꿈 꾸었다.

 

는 장 그르니에의 내가 좋아하는 문장으로 시작됩니다.

(요거...가끔 속으로 되 뇌이면 주책없이 눈이 시큼해 집니다 . -.-;;;; 우리도 저 쪽 세상에 아무 가진 것 없이 갈거 잖아요....)

 

프로방스의 기록은 이 문장의 기분으로 연속 되어 있습니만

'아무 것도 가진 것 없이 도착. 했다는 말은  이 책을 읽어 보시면 아시겠지만

프로방스의 자연과 세잔느의 생트 빅트와르 산이며 프로방스에서 만난 사람들이

주는 정서적 충일감을 반어법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수사어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런 프로방스에서의 나날 중에 김화영의 친구 클레르부터 소개받은 클로드가 

또 좋은 친구를 소개 하겠다면서 생트 빅트와르 산 기슭으로 그를 끌고가 만나게 해준 사람이 '푸시'였습니다

푸시, 엄청난 푸시!...........

 

글 재주가 없어서 중언부언  곁가지로 한참 흘러 갔는데요 암튼.....

유월 초 , 여러 분과 불시에 방문한 봄비네 집에서 봄비네 아빠의 용모와 제스츄어가 아무래도

작년 체육대회에서의 그 분 같아서 물어 보니 '이야, 우야~"이러면서 되게 반가워 하더군요. 하하하..

이야~~~~이렇게 만나다니!

이런 뜻밖이 어찌나 반갑고 좋았는지!!!

봄비네 아빠, 우와~~~~엄청난 봄비네 아빠!!!

그냥 이런 감탄사 밖에 생각 안났더랬습니다. 지금도 그렇고요, 하하하하....

 

저번  주 서륜회 모임에서도 좌중을 아주 죽여 주었다고 하니

첫 눈에 그래 보였던 것처럼 매력적인 인간(!)임은 틀림 없겠습니다. 하하

 

 

 

 

근데 대체' 푸시'가 어떤 인물이기에 ' 봄비네 아빠가 매치되더냐고요?

좀 깁니다만 다음편에  푸시가 등장하는 이 책의 문장을 전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