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열흘동안 짬짬이 선반 두 군데와 테이블이 있는 창문 공사를 했다.

 

1. 창문달기.

 

겨울 동안 합판과 에이스보드로 대충 막아 뒀던 창에 창문을 달아 열었다. 이제 여름이니까.

 

작년에 창을 낼 때 골동품점에서 사 두었던 옛날문에 맞추어 문틀을 짰고 창 아래는 긴 나무널판을 달아 그대로 테이블이 되게 설계했었기에 그대로 짜 맞추었다.

 

창문을 위로 열어야 하기에 유리를 끼우는 것이 불안하여 아크릴 비슷한 소재를 안동 동일 화방에서 사 와 끼웠다. 다행이 조금만 잘라내면 맞는 사이즈가 있었고 일단 하나를 사서 실리콘과 나사못을 이용해 달아보니 그럴듯 해서 나머지 두 창문도 그렇게 했다.

 

샷시 창문에서 불만이었던 복잡한 창틀이 사라졌고 문을 올리면 나무문틀이 그림틀이 된 듯 바깥 풍경을 담아낸다.

 

아래쪽 창문틀을 겸하는 테이블은 이 집을 설계할 때부터 정말 기대되었었는데 완성하고 보니...

 

대만족이다.

 

 

 

2. 선반짜기

 

아궁이 위에 설치한 직화 물통과 그 옆의 간이 세면대가 있는 벽에 선반을 짜서 이불을 정리하기로 했다.

 

각재와 합판으로 짜면 돈은 좀 덜 들테지만 모양이 안 나고 일이 많을 것 같아 경일목재에 나무널판을 주문했다.

삼점육 센티미터 × 삼십육센티미터에 열 두자로 열개.

필요한 건 서너개지만 나중에 쓸 수도 있을 것 같아 열 개를 주문했는데 사십육만원정도 들었다.

 

처음엔 집 전체를 지을 때 쓴 미국산 더글라스로 주문했다가 우리나라 육송으로 바꿨다. 더글라스는 사이당 이천 오백원이고 육송은 삼천 이백원이라 전체가격에서 십만원 정도 차이가 난다고 했다.

십초정도 심각하게 고민하다가 육송으로 선택했다.

 

전에 욕실에 삼나무루바를 치면서 일본산 편백나무는 방사능 오염 위험이 있지 않냐고 했더니 언니가 어차피 더글라스도 오염된 태평양을 건너오지 않냐고 했던 말이 생각나기도 했고 육송도 한번 경험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다.

남편은 그냥 더글라스로 하지 그랬냐고 살짝 핀잔을 주었다.

나도 내가 참 못 말리는 과민성 여자인 것 같기도 하다.

실제로 사는 것은 대~ 충 사는데 ^^

이십대에 읽었던 「어느 과민성 사내의 몽상」이라는 책이 떠 올랐다.

 

어쨌든 나무 널판을 사 와서 작업을 해 보니 더글라스보다 강도가 약하고 색이 환한 노란 빛이라 약간 붉은 빛이 도는 전체 집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으면 어쩌나 싶기도 했다.

하나 둘 널판을 달기 시작할 땐 좀 안 어울린다 싶기도 했는데 다 하고 보니 괜찮다.

 

벽면이 흙벽돌이라 흙이 좀 묻어나고 떨어지기도 해서 합판을 붙이고 한지공장에서 사 온 꽃한지로 도배를 했다.

 

 

구들평상방 한쪽에 트인 선반도 달았다. 자재백화점에서 삼점팔센티미터× 십오센티미터에 열 두자 구조목을 하나 사서 그냥 잘라 붙였다.

처음엔 찬장 뒷벽으로 계획했는데 찬장을 다른 곳으로 옮기고 트인 선반으로 하니 훨씬 밝아졌다.

 

작년에 집 지을 때도 그랬지만 전기톱 가지고 내가 원하는대로 다 자르고 붙여주는 남편이 신기하고 고맙다.

 

 

소나무향이 솔~ 솔~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