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경상북도 안동교육지원청에서 도산중학교 분교장 개편안 행정예고안이 나와서 반대의견서를 쓰게 되었는데 이것을 오마이뉴스에 올려 보았다.  처음으로 올려 본 것인데

채택이 되었는지 몇 시간만에  '사회'면 기사에서 볼 수 있었다.  좀 놀라웠다.  다음이 내가 올려 본 기사 전문이다.

 

 

저는 안동시 도산면 온혜리에 있는 도산중학교 이학년에 다니는 학생과 온혜초등학교 병설유치원에 다니는 다섯 살 난 아이를 둔 학부모입니다. 

 

얼마전에 경상북도 안동교육지원청에서 도산중학교 분교장 개편안 행정예고안이 나와서 반대의견서를 쓰게 되었는데 이것이 도산중학교 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되어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학교에 가고 안가고가 아이들의 선택이라고 생각하지만 굳이 학교가 좋아 학교 다니겠다는 큰 딸아이와 그 친구들 그리고 농촌 공동체를 힘들게 살려 이어온 이곳 도산면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으로 또한 이곳에 깃들어 사는 저 자신을 위해 이 글을 씁니다. 

 

다음은 경상북도 안동교육청에서 날아온 도산중학교 분교장 개편안 행정예고에 대한 저의 반대의견서입니다.

 

도산중학교의 길주중학교 분교화를 즉시 멈춰주십시오. 분교가 되면 교육의 질이 좋아진다는 말을 믿을 수가 없습니다. 어차피 예산을 아끼려고 하는 일일텐데 예산이 늘고 교육의 질이 좋아진다니요! 그리고 분교화가 폐교로 가는 지름길이기에 반대합니다. 그리고 구심점이 사라지면 이미 위기에 처해 겨우겨우 명맥을 이어가는 농촌공동체는 아예 사라질 수 있기에 반대합니다.

아울러 전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작은학교에 대한 분교, 폐교정책을 재고해 주십시오.

 

저희 가족은 십년 전 도산면 온혜리로 귀농하여 소박하게 농사지으며 즐겁게 살고 있는 가족입니다. 당시 온혜리로 귀농지를 정하면서 인근에 온혜초등학교와 도산중학교가 있는 것을 보고 안심이 되고 든든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다섯 살이던 딸은 온혜초등학교를 행복하게 다니고 도산중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시골학교라 아이들도 순수하고 환경도 깨끗하여 아주 만족하게 학교에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초등학교 때와는 달리 중학교에 오니 매년 분교, 폐교의 압박을 받게 된 것이 최고의 불만입니다. 물론 도산중학교가 폐교대상 학교라 그런지 도색도 되지 않아 우중충한 외관에 시설도 좋지 않지만 그런 것 보다는 작은학교의, 시골학교의 장점을 더 잘 알고 있기에 도산중학교가 유지되는 것 만으로도 만족합니다.

 

지금 시골에서 살고 있는 젊은 사람들, 즉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을 자녀로 둔 학부모들은 이 나라 농촌, 농업의 마지막 보루입니다.

도산중학교 학부모의 구성원을 살펴보면 먼저 문화적 소외, 교육환경의 열악함을 묵묵히 견디며 농촌에서 부모님을 모시고 농사짓거나 우리가족처럼 결국은 농업에 개개인의, 나라의 미래가 있다는 생각으로 귀농했거나 도시에서 어떤 이유로 가정이 해체되어 돌아온 아이들의 조부모이거나 작은학교가 좋아 시내에서 굳이 대안학교 삼아 아이를 보내고 있는 학부모입니다.

 

숫자가 적다고 해서 외면할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도대체 어쩌란 말입니까.

먼저 고향을 사랑하고 부모님을 모셔야 하기에 농촌을 묵묵히 지켜온 젊은이들이 아이들과 떨어지거나 떨어지기 싫어 억지로 삶의 기반을 떠나 도시로 가야 합니까.

농촌이 좋아 귀농한 젊은 부부가 아이들과 일찍 떨어지거나 떨어질 수 없어서 다시 도시로 가야합니까.

가정이 해체되어 조부모 곁으로 돌아와 새로운 가정을 꾸린 아이들은요. 그 아이들은 또 그럼 도시로 갈만 한 여건이 되지 않는 조부모와도 헤어져 도시에 있는 시설로 가야합니까.

아니면 대부분 골짜기에 집이 있는 아이들이 어린 나이에 새벽같이 일어나 산길을 걸어 새벽첫차를 타고 50분이나 버스를 타고 또 갈아타고 학교에 가야 할른지요.

 

도산중학교는 나라의 근간이 되는 농업을 지키고 미래를 대비하는 사회 안전망의 차원에서라도 유지되어야 합니다.

도산중학교가 무너지면 온혜초등학교도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공동체가 무너지기 시작할 것입니다.

 

한번 파괴된 농촌 공동체와 그 안의 무수한 지혜들은 사라지고 복구하기 힘들 것 입니다.

어린이날에 아이들과 딸아이가 친하게 지내는 중학교 후배아이와 함께 산림과학박물관에 놀러 간 적이 있습니다. 아이는 놀랍게도 저도 잘 알지 못하는 많은 산나물과 그 조리법에 대해 잘 알고 있었습니다. 부모와는 헤어져 조부모와 살면서 할머니께 배운 것이지요. 지혜는, 전통은 그렇게 실낱같이 계승되고 있었습니다.

 

경제논리만으로 지역공동체를, 교육을 생각하지 말아 주십시오.

예산을 절약하고 또 폐교된 학교를 임대하거나 매매하여 교육재정을 한푼이라도 더 마련하고자 하는 정책도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나 번지수를 좀 잘못 찾은 것 같습니다.

나라의 근간이 되는 농업의 명맥을 어려움 속에서도 근근이 이어가고 있는 농촌에 있으며

또한 나라의 미래의 근간이 되는 교육의 장인 시골학교를 분교화하고 폐교하여 교육재정을 마련하려는 정책은 본말이 전도된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훗날 시골학교를 하나라도 더 살려 놓은 것에 대해 가슴을 쓸어내리며 정말 잘한 일이었다고 생각하실 날이 있을 것입니다.

불확실한 미래에 농촌 공동체만큼 확실한 보루는 없다고 생각합니다.